한문협(2009-06-03 17:50:22, Hit : 4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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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논리로 저작권법을 난도질하려 하는가

정치논리로 저작권법을 난도질하려 하는가
- 최문순 의원 등 10인이 발의한 저작권법 일부개정법률안에 개탄하며

2009년 4월 9일 민주당의 최문순 의원 등 10인이 발의한 ‘저작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보고 탄식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이 의안이 절대 통과될 리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이 의안이 저작권법에 대해 얼마나 천박한 인식을 기저에 깔고 있는지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저작권법의 1조에 명시된 이 법의 목적은, ‘저작자의 권리와 이에 인접하는 권리를 보호하고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을 도모함으로써 문화의 향상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입니다. 저작자의 권리와 이에 인접하는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제일 우선하는 법이라는 말이지요.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은 어디까지나 저작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저작권법의 취지입니다.

그런데, 최문순 의원 등이 발의한 개정법률안은 저작권법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고 있습니다.
제안 이유에 담겨 있듯, 이 개정법률안을 발의한 의원들은 ‘현행 저작권법에서 이용자의 권리를 지나치게 제약’하고 있으며 ‘불합리한 과잉규제’를 하고 있다 보고 있습니다.

이 개정법률안에 포함된 아홉 가지 개정안을 보면, 이들이 얼마나 현실을 모르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 중, 가장 심각한 개정법률안은 저작권법의 제 6절 ‘온라인서비스업체의 책임 제한’을 다룬 부분입니다.

기존의 102조 1항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저작물 등의 복제·전송과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관련하여 다른 사람에 의한 저작물 등의 복제·전송으로 인하여 그 저작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권리가 침해된다는 사실을 알고 당해 복제·전송을 방지하거나 중단시킨 경우에는 다른 사람에 의한 저작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권리의 침해에 관한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책임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에서 ‘감경’을 슬쩍 삭제하였습니다. ‘감경’이란 줄여서 가볍게 한다는 뜻입니다. 가볍게 하여도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책임은 일정 부분 인정된다는 것이지요. 이 조항을 무조건 ‘면제한다’로 바꾼 것입니다. 이 개정안이 누구를 위한 의안인지 명확히 밝혔달까요?

뿐만 아닙니다.
102조에 3항을 신설하여 ‘온라인서비스제공자는 제1항과 제2항에 따른 책임의 면제를 위하여 이 법이 정한 기술적 보호조치 이외에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권리침해 행위와 관련이 되거나 권리침해 행위의 의심이 있는지를 관찰 또는 조사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네요. 불법복제파일의 온상인 포털이나 웹하드업체 등 온라인서비스제공자는 이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자신의 사이트에서 불법파일이 돌아다니는 것에 대해 어떤 책임도 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심지어 ‘관찰 또는 조사’할 필요도 없게 되는 것이지요.

104조로 넘어가면 더 가관입니다.
이 104조는 저작권자가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 자신의 저작권 보호를 요구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조항입니다. ‘다른 사람들 상호 간에 컴퓨터 등을 이용하여 저작물 등을 전송하도록 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이하 “특수한 유형의 온라인서비스제공자”라 한다)는 권리자의 요청이 있는 경우 당해 저작물 등의 불법적인 전송을 차단하는 기술적인 조치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이 경우 권리자의 요청 및 필요한 조치에 관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죠. 개정안에서는 이 조항을 아예 삭제하였습니다.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저작권자가 정당한 법적 절차를 통해 자신의 저작물이 불법 유통되는 것을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 차단 요구조차 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102조 3항의 신설과 104조의 삭제를 상정한 배경에 대해 최문순 의원 등 10인은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102조 3항 신설의 경우에는 ‘사전 관찰 또는 조사가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의무행위가 아님을 확인함’이라 했고, 104조 삭제는 ‘특수한 유형의 온라인서비스제공자를 특정하기 어렵고 실시간으로 저작물을 완전히 필터링할 수 있는 기술조치가 현존하지 않으며’라고요.

이것은 ‘사전 관찰 또는 조사’를 ‘검열’과 등치시켜 ‘인터넷 통제’라며 호들갑을 떤 것입니다. 비슷하면 무조건 갖다 붙이는 것인가요? ('검열하는 저작권법과 자유를 주는 저작권법'을 참고하세요)

현재 각종 저작물의 불법 복제가 이루어지는 곳은 대형 포털 사이트와 웹하드업체 등입니다. 이들에게 보호할 저작물 목록을 제시하고 해당 불법 복제물을 삭제시켜 달라 해도 이들은 ‘기술적 필터링’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노력하고 있다’ 내지 ‘곧 시행하겠다’ 같은 미온적인 답만을 보내오고 있지요. 몇 번의 클릭만으로도 뻔히 불법복제물을 찾을 수 있는데도 말입니다.

그런데, 아예 ‘권리침해 행위의 의심이 있는지 관찰 또는 조사’할 필요도 없다는 조항을 저작권법에 명시하다니요?

이 개정안은 ‘이용자의 권리 보호’를 위한 것이 아니라 불법복제물로 저작자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는 도둑과 도둑들의 길드가 되어 버린 온라인서비스제공업체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습니다.

민주당의 최문순 의원 등 10인이 발의한 개정안은 법으로 정당히 보호되어야 할 저작권자의 재산권을 마음대로 도둑질할 수 있게 만들자는 말과 같습니다.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지금처럼 온라인서비스업체들이 저작권자들의 저작물 보호 요청에 응하는 척이라도 해야 하는 법적 근거마저 사라지는 것입니다. 저작권자의 요구야 그냥 무시해 버리고 저작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면서 부당한 돈을 계속 벌 수 있게 되지요.
대한민국 만세로군요.

졸속으로 발의한 것이 분명한 이따위 개정안을 상정하다니,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21세기를 사는 것일까요?
현재 저작권 보호를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온라인서비스업체가 도둑 길드가 되어 버린 왜곡된 구조를 바로잡는 것입니다. 과도한 이용자 권리 제한이라느니,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자리잡지 않았다느니 탁상공론을 벌일 때가 아닙니다.

이용자를 보호하고 싶다면, 법무법인이 돈을 벌기 위해 무분별한 고소를 한다 비난하기 이전에 불법의 온상이 되어 버린 온라인서비스업체의 불법 행위를 강제적으로라도 시정시켜야 합니다. 저작 인격권이 문제가 아닙니다. 저작 재산권이 심각하게 침해당하여 저작자의 창작 의욕마저 꺾일 지경입니다. 저작물을 만들면 뭐합니까? 멋대로 도둑질해 엉뚱한 자들이 돈 버는 세상인데요.

인터넷 통제니 사전 검열의 부활이니 현실도 모르는 엉뚱한 호들갑을 떨 시간이 있으면, 어째서 대한민국에 저작권법이 만들어졌는지 고민부터 해 주십시오.
마음 놓고 창작만 할 수 있는 세상은 판타지 소설 속에서나 가능한 것입니까?

정말 한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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